친구가 최근 1일 1카페라면서 부지런히 카페 투어에 다니고 있어요.
한국식 애프터눈 티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카페라고 할까, 아무튼 친구가 미리 예약한다고 해서 '나도~나도~' 낑겨서 같이 다녀온 곳입니다.
이건 지난 9월에 다녀왔던 곳인데 그 사이 블로그를 무한정 쉬다 이제서야 포스팅하게 되었네요😔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예약제이고 예약날 5일 전까지만 환불이 가능하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다고 나중으로 미룰 수 없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야 하는 이유는 밑에 사진으로~
부산 해운대구 송정중앙로6번길 188
건물 1층에 주차장이 있는데 이중주차까지해야 8~9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
건물 오른쪽으로 돌아서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 그런 뜻이었군요.
연중무휴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이 사진은 작년 9월이라 지금은 새 입간판으로 바뀌었더군요.
수월경화
3~4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저희가 예약한 한나절다회는 3층에서 합니다.
3층 계단에 올라오면 예쁘게 꾸며진 공간.
동그란 거울에 비치는 달처럼 보이는 전등, 요 앞에서 인증샷 찍으면 대박일 듯>_< 물론 저희는 그런거 안 찍습니다만...
친구 말로는 4층은 일반 카페처럼 운영한다고 하던데 어떤 모습인지 모르겠지만 같이 올라오던 다른 손님들은 전부 위로 올라가더군요. 저희 일행만 여기 3층으로 들어갔어요. 왼쪽이 문.
Ritual of 수월경화
"수월경화의 의식을 담은 시간의 미학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설명이 있군요. 전통미를 강조하는 곳인데 이름에 영어를 사용한 게 좀 그렇더군요;
코스는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2인용 한나절다회, 1인용 나의 여정, 티 클래스가 있습니다만 현재 티클래스는 운영하지 않는 것 같아요.
2인 한나절다회는 63.0 (추가 1인 15.0)
1인 나의 여정은 19.0
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런 바 테이블이 맞이합니다. 이 공간 양 옆으로 다른 홀이 있는데 왼쪽은 테이블 다실 오른쪽은 좌식용 다실로 보였어요. 들어오자마자 온도 체크하고 방문 등록하느라 좌식 다실은 눈으로만 보고 사진을 못 찍었네요.
블라인드 뒤로는 송정의 바닷가가 보일 텐데 닫아 두셨더군요. 손님이 있을 땐 열어두겠죠?
안쪽 테이블이 있는 다실로 갑니다
전체적으로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집니다.
테이블 위에는 밥상보라고 하나요? 예약한 인원수대로 다기를 준비하고 덮어두었습니다. 저기는 3명이 예약했나 봐요
제가 앉은자리는 초록색 밥상보가 예쁘게 덮고 있네요.
한나절다회의 구성은 이렇게 되어 있어요.
손맞이 음청으로 수제 막걸리나 무알콜 음료로 1인 1택
우려서 마실 차 1인 1택
곁들임 다과는 인원수에 맞게 준비해서 나옵니다.
티는 이런 종류가 있는데 수월경화에 왔으니 블렌디드 티인 수월, 경화를 주문했습니다. 저는 민트를 좋아해서 시그니처 이름이 붙어 있지 않았더라도 호기심에 시켜봤을 듯^ㅡ^
퇴실 시간이 적혀있는데 이용시간은 1시간 30분이구요. 저희는 원래 뷔페도 30분 만에 끝낼 수 있는 사람(🐷?)들인지라 시간이 모자라진 않았습니다.
참고로 4층은 1시간 이용제한이라고 합니다.
창가 자리라 바로 창문 밖으로 송정 해수욕장이 보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어서 파도가 아주 거세죠.
날씨가 좋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경치를 보여주기 때문.
이 까만 물병도 인테리어인가 싶었는데 차를 우릴 따뜻한 물을 미리 가져다 두었더라구요;
4명이 이용하다 보니 테이블이 자리가 좁아 둘 자리가 없어 여기 두긴 했지만 사진 찍는데 방해되잖아!-_-
제가 앉는 자리 말고 가운데 창문은 이렇게 소품으로 장식을 해두었습니다.
저희 말고 다른 손님은 없어서 눈치 보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는^^
창문 밖 풍경이 마치 그림을 걸어 놓은 것 같습니다.
송정 바다와 해변열차.
멀리서 찍을 땐 안 보였는데 가까이 가니 팻말이 있더라구요.
창문을 한 폭의 캔버스로 생각하고 그림 제목처럼 표시해 두었네요.
뒤로 최근에 생긴 해변열차의 철길이 굴다리 위로 지나가고 있네요. 앉아서 차를 마시다 보면 수시로 열차가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기다리며 사진 찍고 있으니 금세 나온 웰컴 드링크, 한국식으로 손맞이 음청이라고 하나 봐요. 음청 하니 자꾸 음청난 드립을 치고 싶군요;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은 음료는 오미자로 기억하는데; 새콤한 맛이 좋았고 하얀 건 수제 막걸리.
꽃인가 뭔가가 들어있는데 처음에 보고 벌레 빠진 줄;; ㅋ
막걸리는 부드럽고 연한 느낌이라 가볍게 마시기 좋았습니다.
보자기를 들추면 나오는 다기.
다과와 함께 차를 준비해주시고 간단히 차를 우리는 방법을 설명해 주십니다.
이날 남자분께서 굉장히 친절하게 서빙해주셨는데 뭔가 설명을 빼먹으셨던가 나중에 다시 와서 설명을 정정해주시는 섬세함까지.
근데 아직 뭔가 익숙하지 않은 듯 조금 어설퍼 보여서 설명을 들으면서도 시범 보이는 게 약간 조마조마했달까 ㅋ
예쁜 원형 그릇? 찬장? 뭐라고 해야 할지 ㅋ
다과가 엄청 예쁘게 진열;되어 나옵니다. 이게 2인 세트. 저희는 4명이어서 이런 게 하나 더 나왔어요.
역광이라 어떻게 해도 색감이 잘 안 나오더군요 ㅠㅠ
뒤로 보이는 보자기에도 맛난 게 들어있는데 메뉴를 보니 퓨전 떡 소쿠리라고 되어있군요.
일단 다과는 놔두고 차를 우려 보겠습니다.
왼쪽이 수월, 오른쪽이 경화.
찻주전자에 찻잎을 넣고
따뜻한 물을 유리컵에 따로 받아 넣습니다. 포트 통째로 붓는 건 안 예뻐서 유리컵을 쓰나 싶었는데 이렇게 뜨거운 물을 차를 우리기 좋게 식혀주는 식힘 그릇을 숙우(熟盂)라고 한다네요
참고로 찻주전자는 다관(茶罐)
작은 모래시계로 시간을 재면서 잠시 우리는 시간을 기다립니다.
처음 사용했던 숙우에 거름망을 대고 차를 부어 찻잎을 걸러 줍니다.
제 숙우는 육각형의 투명한 형태였는데 친구 꺼는 둥근모양도 있고 다기들이 조금씩 다른 모양이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시 찻잔에 부어 차 한 잔이 완성!
차 우리는 행위가 간단하면서 우아해 보이지만; 사진 찍으랴 차 우리랴 친구들은 이미 차를 다 우리고 다과를 먹겠다고 집어가니 마음만 급해져서 머릿속은 아주 난장판ㅋㅋ 정신이 하나도 없었네요😵
마음을 식히고 차를 마셔봅니다^ㅡ^
수월 [녹차, 민트, 연잎]이 섞인 블렌디드 차였는데 입안에 화! 해지는 게 민트 향이 너무 세서 나머지 두 맛은 거의 모르겠더군요. 민트 덕후에겐 나쁘지 않았지만 다과와 같이 마시기엔 너무 강한 맛이었습니다.
의외로 경화[홍차, 유자, 똘배] 차가 슴슴하니 다과랑 마시기 좋았어요.
드디어 다과를 먹을 차례
너무 예쁜 차림이라 먹기도 아깝습니다.
떡을 감태로 감싸고 금박을 딱!
떡에 간장 양념을 했는지 짭쪼롬하니 아주 맛납니다.
떡을 구워 겉바속촉의 식감이 좋아요.
맛은 평범한데 여기 소스를 찍으면?!
이것이 꿀맛인가?!
대추야자정과라고 하는데 대추 속에 버터(?)인가. 앙버터처럼 만들어 호두를 올렸습니다. 달달하니 이것도 맛있네요>_<
시골 할머니가 손주 준다고 만든 것 같은 투박하고 심심했던 떡.
오메기떡이 이런 맛인가?! 를 느끼게 해 주었던, 팥이 알알이 살아있던 오메기떡입니다.
이거 먹고 너무 맛있어서 제주도 놀러 갔다가 오메기떡 사 먹고 대실망했다는...
여름이라 상큼한 감귤쥬스? 같은 게 나왔는데 지금은 겨울이라 견과류가 들어간 요구르트가 나오는 듯.
보자기에 싸여있던 퓨전 떡 소쿠리
2인당 이렇게 한 소쿠리가 나와서 나눠 먹기 애매했어요;;ㅋ
친구가 반을 갈라 안에 소스를 넣어 샌드위치처럼 먹는다는 후기를 본 듯. 하지만 저희는 공평(?)하게 반씩 잘라서 그냥 소스에 찍어 먹었어요
노란 소스는 에그마요, 가운데는 생크림과 브라운 치즈, 초록색은 바질 페스토가 들어간 크림치즈 소스입니다.
크림의 부드러운 맛과 잘 어울리네요. 브라운 치즈도 맛있는데 바질소스가 짭조름한 게 진짜 맛있더라고요. 양이 너무 적어서 슬픈ㅠㅠ
메뉴에는 식사대용으로 준비했다는데 식사대용? 안대용!😜
이거 한 10개는 먹어야 식사되지 않을까; ㅋ
차를 마시면서 다과를 뚝딱 해치웠습니다.
디저트로 나온 수박빙수.
최근 후기를 보니 겨울엔 아이스 홍시가 나오는 듯.
은은한 수박 맛이 입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줍니다.
계산서도 전통문양으로 예쁘게.
선물로 주시는 작은 파우치 안에는...
엽전 하나와 자체 제작한 향수가 들어있습니다.
엽전은 그냥 기념품인가? 어떤 의미가?
어쨌든 마무리까지 기분 좋게 해 주는군요^^
디저트를 마무리하고 슬슬 나가려는 차에 해변열차가 지나가서 후다닥 뛰어나와 사직을 찍어봅니다 ㅋ
저때는 래핑이 되어있었는데 BTS정국과 사진엔 없지만 BTS지민의 사진이 도배되어 있었어요. 역시 아미...
열차는 30분마다 지나가는데 방역지침에 따라 운행시간이 바뀔 수 있습니다. 열차 막차시간이 있으니 저녁 늦게 가시면 열차 지나가는 건 못 볼 수도...
해변열차 생긴지 1년이 넘었는데 타봐야지 하면서 아직 가보지 못한 ㅠ.ㅠ
해운대에서 송정까지 이어주는 열차로 곳곳에 정거장이 있으니 여행오시면 자유이용권(13,000원) 끊어서 청사포와 미포도 구경 함 가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애프터눈 티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한나절다회, 전통의 아름다움이 곳곳에 묻어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가격이 가격이긴 하지만 한 타임당 4팀만 예약을 받아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어 코시국에 북적북적 사람들 부대끼지 않아서 더 좋은, 연인끼리 데이트 코스로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었어요.
방문하실 계획이시면 예약제니까 미리 확인하세요. 요즘은 4층도 예약만 받는 듯?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 ~ 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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