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향초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방송에서 나오는 거 보니까 어려워 보이지도 않고 평소에 방향제 용도로 초를 자주 켜놓기도 하기 때문에 직접 향을 골라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해봐야지 해봐야지 생각만하다가 뭐에 꽂혔는지 갑자기 준비물을 주문했습니다.
제일 메인이 되는 왁스. 소이왁스가 대표적인데 저는 골든 왁스를 구매했습니다.
권장 붓는온도가 65~70℃ 로 낮고 굳으면 표면이 깔끔해서 초보자에게 적합하다고 하네요. 처음 하니까 쉽다는 걸 써야겠죠. 1kg에 5,000원 정도였습니다.
향을 내는 오일과 붓는 온도를 체크해 볼 온도계, 심지는 우드심지로 구매했고요. 철제 비커까지 구매했어요*_*
우드심지우드 심지 10개 3,000원이고 우드윅 정품이라는데 엄청 얇네요. 우드윅 정품이 일반 우드 심지보다 두껍다고 설명해놨던데;;
그리고 오일은 50ml가 5천원. 왁스랑 가격이 맞먹어요 ㄷㄷㄷ 향수가 비싼 이윤가.
인덕션과 저울.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녹는다고 하는데 처음이니까 직접 녹여보고 싶어서 친구한테 인덕션을 빌려봤어요 ㅋ
그리고 용기는 그동안 사용했던 향초, 다 썼는데도 괜히 버리기 아까워서 테이블 한 쪽에 쌓여 있던 용기들을 씻어서 준비했습니다.
오른쪽 뒤 용기는 이케아 향초용기인데 심지가 너무 단단히 붙어있어서 떨어지지 않아서 재활용 통으로...
만드는 과정은 간단.
① 왁스를 계량해서 녹이고
② 적정 온도에 원하는 향의 오일을 넣어 섞어준 다음
③ 용기나 몰드에 넣어서 굳히면 끝🤗
오일은 각 왁스마다 향 로드율을 %로 표시해주는데 골든 왁스는 10~12% 정도라고 합니다.
100g의 왁스에 10ml~12ml 정도의 오일을 넣어주면 된다는 뜻.
그래서 500g을 녹여서 오일 한 통50ml를 다 넣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녹지 않은 왁스는 부피가 커서 250g만 넣어도 700ml 비커가 꽉 차서 반씩 나눠서 했습니다.(그나마 잘한 일;;)
이번 향초 만들기의 가장 큰 패착은 인덕션 사용법을 몰랐다는 점-_-;
낮은 온도로 천천히 녹여야 하는데 인덕션 온도조절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너무 높은 온도에서 시작했고 너무 오래 끓여서 태워먹은 거 같습니다.
다 녹은 모습
이때라도 빨리 오일 넣고 용기에 부어 끝내야 하는데 사진 찍고 검색해보면서 아주 세월아 네월아 끓이면서(?) 만들었습니다.
65~70℃정도가 붓는 권장온도인데 온도계를 넣어봤더니 120도를 넘어서 계속 올라가길래 놀래서 급하게 꺼냈습니다 ㅋㅋ
그나마 온도계를 150℃까지 측정 가능한 걸로 구매해서 다행. 100도짜리 였으면 터졌을까;;
용기에 비해 우드 심지가 길어서 반으로 잘랐습니다. 우드 심지가 의외로 얇아서 가위로 종이처럼 가볍게 잘리네요.
친구 경험에 의하면 심지를 바닥에 붙이지 않으면 초를 거의 다 태웠을 때 심지가 둥둥 뜬다고 해서 바닥에 양면테이프를 살짝 붙였습니다.
그리고 용기에 녹인 왁스를 부었습니다. 왼쪽 위에 처음에 녹인 왁스라 색깔이 갈색까지 탄 것 같고ㅠㅠ
오른쪽 위에 용기가 두 번째 녹인 왁스로 만든 깨끗한 향초😍
아래 작은 병은 캔들워머에 그냥 녹이는 용도로 사용할 거라 심지를 넣지 않았습니다. 작은 병은 처음에 망친 왁스랑 나중에 녹인 왁스랑 섞어놔서 중간 색깔인 듯.
왼쪽 아래는 색깔 비교하려고 제가 마시던 커피 ㅋㅋ
하루 지나서 모두 굳었습니다.
굳고 났더니 의외로 색깔이 밝아졌네요.
표면도 대체로 아주 깔끔하게 굳었어요.
근데 심지 근처가 조금 깨져있네요.
이것도 심지 근처가...
혼자 쓰는 거야 뭐 상관없지만 선물용으로 만든다면 더 깔끔하게 만들어야겠죠?
르라보 용기로 만든 (망친)초를 먼저 태워봅니다. 르라보는 주문하면 라벨링을 따로 해주기 때문에 날짜가 찍혀있는데 이건 2018년도에 샀던 거네요. 판매점이 롯데월드...가 아니고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이었어요 ㅋㅋ
해외 가면서 샀던 건데 면세점 이제 언제 이용해 보나ㅠㅠ
첫째 초는 색깔도 갈색으로 예쁘게 나오지 않았지만 오래 끓여서 그런지 향도 거의 나지 않습니다 😭
두 번째 녹인 왁스로 만든 향초는 향이 그래도 좀 잘 나는데 처음 만든 건 거의 나지 않아서 탈취용도로라도 빨리 써서 없애려고 계속 켜놓고 있다 보니 벌써 반 정도 썼네요.
그리고 예전에 우드윅 사용할 때 우드 심지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었는데, 특히 초가 타면서 타닥타닥 하는 가끔씩 들리는 소리가 참 좋은데 이 우드 심지는 소리 없이 조용히 타서 아쉬네요. 대신 그을음이 없다는 점은 좋습니다. 르라보 심지가 이상한지 반 이상 태우면 용기 주변이 아주 시커멓게 그을음이 묻어나는데 두 번째것도 시커먼거 보면 르라보 종특인지..
작은 용기는 캔들 워머에 넣어두고 녹여서 발향을 합니다. 근데 이것도 망친 왁스가 많이 들어있어서 향이 거의 나지 않아요 ㅠ.ㅠ 심지도 안 꽂아서 탈취용으로 켜놓지도 못하고 ㅋㅋ
그래도 한 번 만들어보니 다음엔 잘 만들 수 있을 거 같은 자심감;이 생겼습니다.
망쳐서 발향이 너무 안 되는 게 제일 아쉬운데 다음엔 온도를 잘 맞춰서 제대로 만들어봐야겠어요.
사부작사부작 취미생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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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와..뭔가 뚝딱 잘 만들어 내시네요!
향초담을 그릇이 너무 예뻐서, 비쥬얼도 멋집니다!+.+!
센스 최고네요!
재료랑 도구만 있으면 너무 간단한 작업이라서 뚝딱 되더라구요 준비하는게 귀찮아서 그렇지^^;
다 쓴 양초 용기를 버리지 않은게 잘한짓이 됐네요 ㅋㅋ
에고...취미생활...좋으네요.ㅎㅎ
이쁩니다.
요리가 취미생활이시잖아요^^
역시 감각이 남다르시네요 ... ㅎ
향초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저에게 신세계입니다.
비록 인덕션으로 온도 조절에 실패하셨다해도
향기가 덜 난다해도 초를 바라봐도 마음이 정화되겠습니다.
우드심지도 신기하군요 .. 향초의 은은한 향기를
생각하니 차분해집니다. 또 다른 성공을 기원합니다. ^^
왁스 녹여서 그냥 틀에 부으면 땡입니다^^; 취향따라 향만 넣으면 되는거라... ㅎㅎ
우드심지 타는걸 보면 미니불멍같아서 좋습니다.
차분해 지고 싶은날, 향초 만들기 도전해보세요 ㅎㅎ
우와 손재주가 좋으시네요.ㅎㅎ
멋져요!!!!ㅎ
감사합니다 ㅎ
간단한 작업이라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답니다^^
향초만드는 과정을 세세하게 잘 보여주셨어요.
완성된 향초, 너무 멋진데요. 판매용 같습니다. 오호~~^^
근사한 취미생활을 시작하셨군요. ٩(•◡•)۶
판매용 향초 그릇이어서 그렇게 보이는걸까요^^ ㅎㅎ
요즘 하도 저렴한 향초들이 많아서 왁스와 향기오일, 만드는 귀찮음까지 합치면 가성비가 떨어지긴하는데 완성했다는 기쁨은 기분 좋네요 ㅋ